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다?
2013/12/10

날마다 무엇이든 원하는 사람에게 돈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입니다. 사람들은 돈을 벌려고 일하고, 돈을 쓰면서 삽니다. 돈으로 많은 것을 할 수 있고 심지어 인생도 바꿀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처음엔 수단이었던 돈이 어느새 목적이 되기도 합니다. 네, 맞습니다. 사람은 돈 때문에 행복하고 돈 때문에 불행합니다. 하지만 돈이 많다고 언제나 행복한 건 아닙니다. 돈이 많아 행복하기도 하고 또 불행하기도 하니까요. 여기에 돈과 행복의 불편한 진실이 숨어 있습니다.

돈이 행복은 아니지만?
불편하다고 해도 솔직히 돈은 없는 것보단 있는 게 낫습니다. 그러면 행복지기가 여러분에게 한 번 물어보겠습니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습니까? 지금 간절히 돈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당연히 살 수 있다고 대답할 테고, 돈이 그렇게 필요하지 않다면(!) 아니라고 대답할 겁니다. 이렇게 상황에 따라 다르니 무엇이 정답이라고 말할 수는 없죠.
하지만 많은 실험은 돈과 행복이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물론 살아가려면 적어도 돈은 어느 정도 있어야 합니다. ‘어느 정도’라는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이 ‘어느 정도’가 충족되면 그다음부터 돈과 행복은 직접 관계가 없다고 합니다. 돈이 주는 건 행복이 아니라 쾌락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다고 주장하는 실험 결과가 있습니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 심리학과 엘리자베스 던(Elizabeth Dunn) 교수와 연구팀이 학생 마흔여섯 명을 대상으로 돈과 행복의 상관관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아침 일찍 학생들을 모은 후 먼저 현재 학생들의 행복 상태를 분석했습니다. 그리고는 무작위로 5달러에서 20달러를 주고 오후 다섯 시까지 그 돈을 다 쓰고 돌아오라고 했습니다. 단, 조건이 있었습니다. 학생 절반은 선물을 사든 카드값이나 통신비를 내든 자기 자신을 위해 쓰고, 나머지 절반은 기부하거나 누군가 필요한 사람에게 선물하는 등 ‘사회적’으로 써야 했습니다.

남을 위해 돈 쓰면 행복해져
다섯 시가 지나 돌아온 학생들을 대상으로 다시 행복 상태를 측정한 결과, 자신을 위해 돈을 쓴 학생보다 남을 위해 돈을 쓴 학생들이 아침보다 더 행복해져 있었습니다. 게다가 쓴 돈의 규모는 행복의 크기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습니다. 남을 위해 5달러 쓴 학생이나 20달러 쓴 학생 모두 비슷하게 행복해졌다는 뜻입니다. 이 실험을 주관한 던 교수는 ‘돈은 어디로든 갈 수 있는 자동차와 같은 것’이라고 말합니다. 운전하는 사람에 따라 어느 방향으로든 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 기왕 운전하는 거, 다른 사람을 돕고 자신도 행복해지는 쪽으로 몰아가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요?소설가 이외수는 행복을 돈으로 살 수 있다면 이미 백화점이나 마트에서 행복을 팔았을 거라고 말합니다. 행복은 백화점이나 마트에선 살 수 없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을 도우면서 살 수는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돈을 쓰느냐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쓰기에 따라선 단돈 천 원으로도 행복할 수 있으니까요. 오늘 여러분은 어떤 행복을 사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