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한 해를 마무리하는 기도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9-10-09 17:41
조회
335
한 해를 마무리하는 기도
2008-01-07

저는 고등학생 두 딸을 가진 아빠입니다. 아이들이 크리스마스라는 특별한 핑계를 가지고 친구들을 불러 모아 놀고 있는 모양입니다. 왠일인지 오늘은 다들 집에 돌아갈 생각을 않고 밤늦게까지 수다를 떨고 있습니다.
부모의 입장에서 누구나 아이들이 건강하고 반듯하게 자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부모님들은 우리 자녀들이 행여 잘못될까보아 언제나 노심초사(勞心焦思)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자식들은 부모들의 이런 마음을 몰라주고 반항하고 속을 썩이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부모님들의 애간장이 다 녹습니다.

마지막 달력
‘부모가 죽으면 선산에 묻고,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는 옛 말이 있습니다. 부모의 자식에 대한 사랑이 이러할진대 하늘 우리 아버지의 사랑과 긍휼은 오죽하겠습니까?
아이들 때문에 밤늦게까지 속을 끓이다가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방문을 나섭니다.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저만치 보름달이 걸려 있습니다. 시리도록 차가운 겨울 밤의 공기가 정신이 번쩍나게 합니다. 휘영청 밝은 보름달을 바라보면서 지난 한 해를 돌이켜 봅니다.
지난 송구영신(送舊迎新) 예배 때에 여러 가지 결심을 하고, 나름대로 거창한 계획을 세우고 기도했지만, 그동안 까맣게 잊고 지냈습니다. 돌이켜보면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고 아쉬움만 남습니다. 수없이 변덕을 부리고 넘어지고 낭패를 본 적이 한 두 번이 아닙니다. 며칠남지 않는 마지막 12월의 달력은 나의 마음을 더욱 답답하게 합니다.

하나님의 창자(e;leoj 엘레오스)
우리는 그 동안 기도한 것들을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애써 그 기도를 지워버리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하늘 우리 아버지께서는 우리의 기도를 당신의 가슴에 묻고 계셨습니다. 그 기도에 부담을 가지고 응답할 준비를 하고 계셨습니다. 우리가 스스로 다짐한 기도조차도 잊어버리고 고집을 부릴 때에도 창자가 끊어지는 것과 같은 아픔을 가지고 돌아오기를 애타게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하나님의 긍휼을 나타내는 헬라 말은 e;leoj(엘레오스)입니다. 이 말은 ‘하나님의 창자’란 뜻입니다. 우리는 까맣게 잊고 있었지만, 하나님은 단 한 번도 자녀의 울부짖음을 외면한 적이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자녀를 언제나 기억하시고 긍휼히(e;leoj) 여기심이 바로 이와 같은 것입니다(눅 1:54).
또 한 해가 후회와 아쉬움 속에 저물어갑니다. 차가운 밤공기가 폐부를 찌르고 있습니다. 한 해의 실패와 상처를 스스로 질책하고 자학(自虐)하면서 부모님의 사랑과 하나님의 긍휼을 상기해 봅니다.
우리 부모님이 애간장이 다 타도록 자식을 위해 기도하고 기다리신 것처럼 하늘 우리 아버지께서 창자가 끊어지는 아픔을 가지고 우리를 기억하시고 불쌍히 여기신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도 또한 그러한 아픔을 가지고 한 해를 마감하는 기도를 드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 때에 긍휼에 풍성하신 하나님의 사랑은 다시 우리를 일으켜 세우시고(엡 2:4) 두려움 없이 소망 가운데 희망찬 새 해를 맞게 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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