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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너머의 세계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9-10-10 11:23
조회
203
죽음 너머의 세계
2007-11-11

사람은 누구나 반드시 한 번 죽게 마련이지만 무덤 저쪽의 세계는 오랫동안 과학적으로 탐구가 불가능한 영역이었다. 죽은 사람은 말이 없으므로. 그러나 저승의 문턱까지 다녀온 사람들이 되살아난 경험담을 털어놓으면서 임사체험(near-death experience)이라는 용어가 등장하게 된다. 미국 정신과 의사인 레이먼드 무디가 만든 이 용어는 죽음의 한발 앞까지 갔다가 목숨을 건진 사람들이 죽음 너머의 세계를 엿본 신비스러운 체험을 일컫는다.

1975 년 무디가 펴낸 ‘삶 이후의 삶’은 300만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무디는 이 책에서 사망선고를 받은 후 소생한 환자 100명의 사례보고서를 제시했는데, 모든 임사체험에는 비슷한 요소들이 나타난다는 결론을 내렸다. 같은 시기에 정신과 여의사인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 역시 무디와 비슷한 결론에 도달했다. 1980년 심리학자인 케네스 링은 임사체험에서 다섯 가지 요소가 똑같은 순서로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고 발표했다. 임사체험의 다섯 단계는 평화로운 감정, 유체이탈 경험, 터널 같은 어둠으로 들어가는 기분, 빛의 발견, 빛을 향해 들어가는 단계를 가리킨다.

임사체험자는 마지막 단계에서 아름다운 꽃이 가득하고 가끔 황홀한 음악이 들려오기도 하는 등 별천지에 온 듯한 느낌을 받는다. 죽은 가족이나 친구를 만나고 빛을 발하는 전능한 존재와 함께 이승에서의 삶을 되돌아본다. 결국 임사체험자는 가족을 돌보기 위해서 또는 아직 마무리하지 못한 삶의 목적을 완수하기 위해 육신이 이승으로 되돌아가도록 권유받는다. 그러나 대부분 이승으로의 복귀를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다고 한다. 저승이 낙원이어서일까, 아니면 이승이 고해이기 때문일까.

1982년 갤럽조사를 보면 미국의 성인 800만 명, 즉 20명에 한 명꼴로 임사체험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많은 과학자들은 임사체험을 죽어가는 뇌에서 산소가 결핍되어 발생하는 환각일 따름이라고 일소에 부쳤다. 물론 환각 이론에 허점이 적지 않다. 뇌의 산소 결핍으로 발생하는 환각은 혼란스럽고 두려움이 뒤따르지만 임사체험은 생생하며 평화로운 느낌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2001년 네덜란드 의사인 핌 반 롬멜은 영국 의학전문지 ‘랜싯’(Lancet) 12월 15일자에 이러한 환각이론이 옳지 않음을 입증한 논문을 발표했다. 심장 마비 뒤에 의식을 회복한 평균 62세의 환자 344명 중에서 18%만이 임사체험을 보고했기 때문이다. 임사체험이 뇌의 산소 결핍에서 비롯된 환각이라면 모든 환자가 반드시 임사체험을 했어야 한다는 뜻이다.

2006년에는 프랑스에서 제1회 ‘국제 임사체험 의학회의’가 열렸는데, 참가자들은 임사체험이 단순한 환각일 수 없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미국 켄터키대의 신경생리학자인 케빈 넬슨 역시 독특한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신경학’(Neurology)에 2006년 11월과 2007년 3월 두 차례 발표한 ‘렘 방해’(REM intrusion) 이론은 많은 지지를 받았다. 렘은 ‘급속한 안구 운동’(Rapid Eye Movement)이라는 뜻이다. 사람은 잠자는 동안 ‘렘 수면’을 한다. ‘렘 수면’은 눈꺼풀이 닫힌 상태에서 안구가 급속한 운동을 하는 단계이다. ‘렘 수면’중인 사람을 깨우면 대개 꿈을 꾸고 있다고 말한다. 뇌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렘 수면’ 중에 부분적으로 깨어 있게 되는데, 이러한 상태를 ‘렘 방해’라고 한다. ‘렘 방해’가 발생하면 뇌는 아직 수면 중이고 몸은 마비 상태이지만 정신은 깨어나 있기 때문에 근육이 마비된 듯한 착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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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인식 과학문화연구소장

넬슨은 ‘렘 방해’로 사람들이 꿈속에서 자신의 몸이 완전히 마비되었다고 의식하기 때문에 자신이 실제로 죽었다고 믿게 되어 임사체험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온라인판의 8월 31일자 특집기사는 임사체험이 사람의 마음에서 발생하는 현상임은 틀림없지만 아직도 설명하기 어려운 수수께끼라고 결론을 맺었다.

죽음 너머의 세계를 엿보고 살아 돌아온 사람들은 덤으로 얻은 삶에 감사하며 물질에 욕심을 덜 내고 타인을 따뜻한 마음으로 배려하면서 살아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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