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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금을 울린 입양아 출신 여성의 편지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9-10-10 11:26
조회
205
심금을 울린 입양아 출신 여성의 편지
2007-12-03

한국인 입양아 출신 여성이 올린 편지가 뉴욕 타임스 독자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지난달 27일(이하 현지시간)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에 ‘한국의 아이들’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이 올랐다. 홀리 맥기니스(Holle McGinnis)라는 여성(35)의 글이었다.

세 살 때 미국으로 입양된 그녀는 21년만에 처음 자신이 태어난 모국을 찾으면서 느꼈던 애틋한 소회와 한국 입양아의 현실, 입양아들에 대한 의견 등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그녀는 특히 컬럼비아 대학에서 사회복지 석사 학위를 받고 관련 분야에서 일하는 전문가답게 국제입양의 역사와 입양의 문제, 대안 등을 제시해 독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맥기니스씨는 “한국은 가장 오래 된 국제입양프로그램을 가진 나라”라면서 “1953년부터 2006년까지 해외입양된 아이들은 총 15만944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으며 이중 10만4319명이 미국으로 입양됐다”고 소개했다.

또 한 “한국 정부가 낮은 출산률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1996년 해외입양법을 개정, 매년 3~5% 정도 입양을 줄이고 2015년에는 폐지한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사회 전반의 인식 부족으로 매년 6000여명의 아이들이 입양되지 못하고 800~900여명의 아이들이 연령 초과로 아무런 대책없이 고아원을 떠나고 있다”고 문제점을 제기했다.

그녀는 한국 사람들은 국제 입양을 부끄러워 하는 경향을 보이지만 미국 역시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해외로 국제입양을 보내고 있다고 언급했다.

맥기니스씨의 글에는 1일 현재 짧은 한 줄짜리 댓글이 아니라 진지한 소감과 견해를 표명한 의견들이 70여개 붙어 있다. 그녀처럼 입양아인 사람과 세계 각지에서 입양한 부모들, 한국인 독자 등 다양한 이들이 보낸 것이었다.

러시아에서 두 명의 남자아이를 입양했다는 레이첼이라는 여성은 “두 아이를 입양한 것은 그 아이들을 구원하려는 게 아니었다. 내가 그 아이들로 인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며 입양의 기쁨을 강조했다.

한 독자는 “정말 훌륭한 글이다. 우리도 베트남에서 한 여아를 최근 입양한 후 새로운 세계를 알게 됐다. 멋진 글에 존경과 감사를 보낸다”고 전했다.

한 국인 독자 정효석씨는 고아나 미혼모의 자녀에 대한 편견과 혈통을 중시하는 한국 사회의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혼혈아라는 이유로 군대에 가지 못하고 진정한 한국인으로 대접받지 못한다. 근래 들어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도 이같은 인종적 편견이 사회 전반에 남아 있다”고 꼬집었다.

다음은 맥기니스씨의 편지 내용이다.

'나를 낳아준 나라를 처음 찾은 것은 24살 때였다. 21년 전 떠난 모국을 찾기 위해 비행기에 오르면서 과거와 현재의 복잡한 감정에 어지러움이 느껴졌다. 세 살 때 낯선 미지의 세계로 왔던 나는 이제 외국인이 되어 모국을 찾게 됐다.

모국은 소란스러웠다. 힙합 뮤직과 TV, CD, 영화의 소음들이 거리에 넘쳐났다. 모든 게 빨랐고 현대화됐으며 스모그와 간판의 홍수, 차량, 높은 빌딩들로 숨이 막힐 듯했다. 대체 가난의 흔적이 어디 있는가? 버려진 아이들은 어디 있을까? 모국은 내가 상상한 제3 세계의 국가가 아니었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2000년 나같은 입양아들과 함께 모국을 다시 찾을 기회가 있었다. 그때 전주의 한 보육원을 방문했다. 우리를 태운 차가 멈추고 내리자 아이들은 커다란 창문 유리창에 뺨을 붙인 채 기대감 속에 우리를 바라봤다.

그 모습을 보면서 마치 옛 기억이 떠오른 듯 우리는 눈물을 흘렸다. 아이들은 거의 말이 없었다. 아이들이 노는 방에는 아무도 없는 것처럼 무서운 정적 속에 오직 TV 소리만 들렸다.

몇 몇 아이들은 포옹하려 하자 뒷걸음질쳤다. 또 어떤 아이들은 따스함과 인간의 정을 갈구하는 것처럼 내 몸에 달라붙어 떨어지려 하지 않았다. 더러는 두려움의 눈빛을 했고 나를 무시하는 듯 했다. 다른 사람들이 이전에 그랬 듯 나 역시 자기들을 남기고 떠날 것을 아는 것처럼….

고아원에는 아이들을 돌보는 이들이 있었지만 충분한 관심과 보살핌은 없었다. 그 아이들을 보면서 왜 한국의 부는 이 아이들에게 나눠지지 않는지 궁금했다. 고아로 자라난 아이들은 어떻게 될 것이며 그들을 도울 수 있는 사람들은 누가 있을까? 그들의 필요와 관심을 누가 대변해주며 그들이 충분한 잠재력을 발휘하며 살 수 있다고 누가 확신할 수 있겠는가?

그 래서 나는 ‘그 누가’ 되기로 결정했다. 2003년 컬럼비아대학에서 사회복지 석사를 마치고 고아원에서 봤던 아이들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연구했다. 이후 루마니아 고아원의 아이들을 통해 고아원과 같은 기관들이 아이들의 성장에 어떤 해로운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유년의 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성장을 위한 영양의 공급이 아니라 그들을 돌보는 이들의 자질이다. 유아기에 그들을 집중해서 돌보는 이들이 없다면 아이들은 감정과 행동, 인지의 문제가 발생하고 건강한 대인관계와 학습, 사회생활의 능력을 손상시킨다.

국제입양의 역사는 무력분쟁과 정치 경제적 위기와 사회적 변동으로 인해 비롯됐다. 최초의 국제적인 입양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시작됐으며 주로 아시아의 엄마들과 미국의 군인들 사이에 태어난 아이들이었다.

한 국전쟁(1950∼1953) 이후 국제입양은 더욱 확산됐으며 한국은 가장 오래된 국제입양프로그램을 가진 나라로 자리했다. 1953년부터 2006년까지 한국서 해외입양된 아이들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15만944명으로 이중 10만4319명이 미국으로 입양됐다.

한국의 경제성장과 함께 입양아들의 문제는 국내에서 해결되야 하며 국제입양 제도를 없애야 한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1996년 한국 정부는 해외입양에 관한 법을 개정, 매년 3~5% 정도 입양을 줄이고 궁극적으로 2015년에는 해외입양을 폐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 이후 해외 입양되는 한국 어린이들은 연간 2000명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같은 변화는 과거와 같이 사회적 정치적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한국의 국제입양 프로그램은 인구 문제와 관련이 있다. 한국은 낮은 인구증가율로 국내 입양을 장려하고 있다.

2006년 한국 정부는 낮은 출산률에 제동을 걸기 위해 5개년의 복지계획을 입안, 입양이나 출산하는 가정에 재정 보조를 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현재 입양아들은 국내 입양을 위해 최소한 5개월 유예기간을 둔 후 국제 입양이 가능하도록 돼 있다.

그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2005년 9420명의 입양 대상 중 국내 입양이 된 숫자는 1461명이고 2101명이 해외로 입양됐다. 국내에도 해외에도 입양되지 못한 6000여명의 아이들은 어떻게 되는 걸까?

한 국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고아원에 가는 아이들은 2004년 1만7675명이던 것이 2007년 1만9000여명으로 늘어났다. 이들 중 매년 800~900여명의 아이들이 연령초과(18세)로 고아원을 나와야 하고 주택과 교육, 직업적인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

오 늘날 한국의 미혼모들은 정부가 지원하는 명목상의 지원 때문이라기 보다는 사회의 편견 때문에 아이들을 양육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역시 미혼모에 대한 편견을 개선하기까지는 20년이 걸렸다. 아마 한국도 그만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한국인들은 국제입양의 오랜 역사를 종종 부끄러워하지만 미국의 아동들도 매년 500명 정도가 해외로 입양되고 있다. 부모들이 양육을 포기한 이 아이들은 주로 서방 국가에 입양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입양되는 아이들의 경우 연간 5만명에 이르고 있다. 한국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숫자다.

중 요한 것은 유아기에 부모와 같은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인종적 정체성과 문화적 배경에 대한 권리를 균형감있게 유지해 주느냐이다. 이 같은 문제는 지난 10월 내가 일하는 입양기관이 후원한 ‘입양의 윤리와 책임’이라는 회의에서 논의된 바 있다.

나 는 개인적으로 입양을 찬성하지도 반대하지도 않는다. 다만 입양의 가치와 한계를 동시에 바라볼 뿐이다. 입양에 대한 논쟁은 국제입양의 존폐 여부가 아니라 아이들이 충분히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선택을 극대화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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