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실

숨만 쉬고 삽니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9-10-10 11:57
조회
238
9월이 되면서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주유소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1년 12개월을 놓고 뜀박질을 시작했다면 이제 반환점을 돌아 골인 지점까지 3개월이란 시간이 남았다. 마라톤이었다면 기권을 할 수도 있겠지만 인생이란 경기는 중단할 수 없는 것이다. 숨만 쉴 수 있어도 인생의 뜀박질은 계속 되는 것이다. 요즘 같은 시절 밥만 먹고 사는 것만으로도 여유로운 것 같다.
“숨만 쉬고 삽니다” 이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의 아틀란타 모습이라는 극단적인 표현도 생겼다.
무엇이 숨만 쉬고 사는 모습인가?
지금으로 부터 10년 전 아틀란타에서 살아 보려고 방문했을 때였다. 호수도 많고 커다란 물이 고여있는 웅덩이도 많았던 이곳에 가뭄이 시작되었다. 웅덩이속에 물고기들도 제법 있었고 쉽사리 물이 마를 것 같지 않았으나 계속되는 가뭄으로 웅덩이의 바닥이 보이기 시작했다.
결국 바닥이 들어나고 조금씩 더위와 건조속에서 바닥이 갈라지기 시작하였다.웅덩이속의 물고기들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알 수 없는 일이었다. 바닥이 갈라진 웅덩이의 모습을 보고 이 곳에서 낚시로 물고기를 잡았던 기억은 상상조차 하기 힘든 것이었다.
시간이 흘렀다. 한 달, 두 달, 세월이 흘러 해가 바뀌었지만 웅덩이 속은 텅 빈 모습과 함께 생물이 존재할 것이라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분위기로 변해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빗방울이 떨어 지면서 갈라진 바닥으로 빗물이 고여 들기 시작하였다.
먼저 갈라진 바닥으로 빗물이 고이더니 어느새 바닥 전체가 물로 덮혀 있게 되었다. 계속되는 빗물의 공급으로 텅 빈 웅덩이는 물로 가득 채워져 옛 모습이 다시 나타나게 되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렀다. 물고기가 헤엄치는 모습이 목격되었다. 한마리, 두마리 이곳 저곳에서 헤엄치고 있었다. 도대체 누가 물고기를 이 곳에 풀어 놓았는가? 이것이 가장 큰 의문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의문은 기계화된 사회속에서 경직된 나의 사고로 부터 나온 의문뿐이었다. 물고기는 웅덩이가 마르기 시작했을 때부터 스스로 앞 일을 예견하고 있었던 것이다. 물고기의 직감으로 가뭄의 시작과 웅덩이의 물이 마를 것을 대비해 물고기 가족, 이웃들은 모두 웅덩이 깊숙한 땅속으로 파고 들어 갔던 것이다.
물에서 사는 물고기지만 웅덩이 바닥 깊숙한 곳에 파고 들어가 촉촉한 수분으로 몸을 적셔 가며 숨만 쉬고 있게 된 것이다. 믈고기는 땅 속에서 숨쉬는 것만으로 생명 유지를 하고 때를 기다렸던 것이다. 빗방울이 떨어지고 갈라졌던 웅덩이 바닥에 물이 고이기 시작하면서 물고기는 땅을 헤집고 다시 돌아 온 것이다.
요즘처럼 어려울 때, 숨만 쉬고 사는 것으로도 우리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아틀란타의 물고기들은 이미 가뭄이라는 혹독한 불경기를 이겨내고 생명의 존엄을 자연속에서 지켜낸 지혜를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지혜가 흐르는 땅에서 살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도 언젠가는 희망과 풍요로움 속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 날이 올 때까지 숨이라도 실컷 쉬면서 여유로움이라도 가져보자.

2008/09/30
전체 75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추천 조회
35
“공부하라 대신 공부하자 하니 6남매 하버드·예일 가더라”
관리자 | 2019.10.10 | 추천 0 | 조회 319
관리자 2019.10.10 0 319
34
전성기의 最高타자를 5년간 군대에 보낸 미국
관리자 | 2019.10.10 | 추천 0 | 조회 282
관리자 2019.10.10 0 282
33
古典(고전)에서 배우는 좋은 글 쓰는 방법
관리자 | 2019.10.10 | 추천 0 | 조회 233
관리자 2019.10.10 0 233
32
2045년 인간이 영원히 사는 시대 열린다
관리자 | 2019.10.10 | 추천 0 | 조회 243
관리자 2019.10.10 0 243
31
알레르기 비염
관리자 | 2019.10.10 | 추천 0 | 조회 274
관리자 2019.10.10 0 274
30
"美명문대 유학 특목고 출신, 영어 못해 중도탈락 적지 않다"
관리자 | 2019.10.10 | 추천 0 | 조회 253
관리자 2019.10.10 0 253
29
숨만 쉬고 삽니다.
관리자 | 2019.10.10 | 추천 0 | 조회 238
관리자 2019.10.10 0 238
28
내가 미국을 잘못 알았던 5가지
관리자 | 2019.10.10 | 추천 0 | 조회 227
관리자 2019.10.10 0 227
27
선물 고르기
관리자 | 2019.10.10 | 추천 0 | 조회 224
관리자 2019.10.10 0 224
26
한미상호방위조약
관리자 | 2019.10.10 | 추천 0 | 조회 246
관리자 2019.10.10 0 246